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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대기

엄마 사랑합니다



어머니가 위독하시다는 전화를 받았다

3년전부터 4번째...


3년동안 3번의 방문 어머니는 점점 연약해지고 안타까울 만큼 애처럽게 변해가고 계셨다


지난달 그러니까 2015년 12월 1일 마지막으로 

어머니와 작별을 하고 왔었다

이번엔 진짜 마지막으로 뵙는 것같아서 

가능한 긴시간을 엄마와 보내려고 했었지만...

지금와서 생각하면 또 많이 부족했었던것같다

식도까지 마비가 와서 거의 죽음의 문턱까지 가셨다가

코줄로 생명의 불씨를 이어가시며 기다렸을 딸의 방문에...


엄마는 말씀하기도 힘들었지만 사랑해! 승희야!를 또박또박 힘들게 말씀하시기도하고..

그 어느때보다도 청아한 소녀같은 모습으로

노인의 눈빛이라고는 믿기어려운 반짝이는 눈망울로 나를 보고 많이 웃어주셨다.

마치 그 모습을 영원히 기억하라는 듯이...

 


엄마라기보다는 내게 엄하고 윤리선생님같았던 엄마.

평생 정도에서 벗어나거나 실수하시는 모습을 본 적이 없어서

한때는 무식하더라도 무작정 사랑을 주는 평범한 엄마를 그리워 했던 적도 있었다.


허지만 나도 자식을 키우면서 무작정 사랑하고 사랑을 표현하는 것보다

눈에 넣어도 안아픈 이쁘기만 한 자식에게 해줄 수 있는 것도 참으면서 상,벌을

구분해 주는 것이 얼마나 더 힘들고 어려운 일인지를 깨달으며

엄마를 더욱 존경하게 되었다.



너무나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던 엄마가  얼마전 이제는

같이 늙어가는 나에게 -너무 미안하시다며,  고명딸인 나를 아버지가 너무 편애하고

이뻐해서 버릇이 없어질까봐 나를 대할때 더 엄하게 대하고 칭찬과 사랑표현에 너무

인색했던 것이 후회스럽고 미안하다며 눈시울을 붉히셨다-

엄마는 이제 늙고 약해지신 거였다.


그 이후 엄마는 이제 멀리 이국땅에 있어 자주 볼 수없는 하나뿐인 딸에게 사랑한다는 표현을 

아낌없이 하시곤 하셨다. 

이번에는 든든한 버팀목이던 남편을 잃고 많이 외롭고 힘들었을 엄마에게

턱없이 부족했던 막내 딸의 사랑표현이 후회스럽고 죄송스럽다.


신앙이 두텁고 학벌이 화려했던 엄마는 재치있고 다방면에 박식하셔서 

외국인이 오는 자리나 수준있는 모임에 초대되어 다니셨고 집에도  상담을 원하는 

대학생 언니 오빠들이 자주 방문했었다. 

어린 내 눈에 그런 엄마는 절대로 거역해서는 안되는 신같은 존재였다.


아버지가 새로 짓는 특급호텔의 CEO 로 계실 때 몇백개가 넘는 객실에 물건을 넣으려는 

업자들의 선물보따리가 줄을 이을때도 엄마는 보통사람이라면 거절하기쉽지않았을 

그 보따리들을 단호하고 정중하게 거절하셨다.  

그것이 엄마가 생각하는 윤리요 정도였다.

늘 우리에게 돈이나 겉모습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외적인 것이 아니라 내적인 성장에 저축하는 것이 진정한 부자라고 말씀하셨던 엄마!

그리고 늘 공부하는 자세로 몸소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신 엄마.


자신의 약한 모습을 조금도 보이기 싫어하셨는데

짧지 않은 시간 - 호스피스 병동에 계시면서 얼마나 힘들고 괴로우셨을까?


그곳에서 돌봐주시던 분들은 한결같이 엄마는 다른 환자들과 달리 일체의 불평도 없고 

본인의 고통에 괴로워하면서도 오히려 자신들을 배려해주는 유일한 환자라고 말씀해주셔서 

끝까지 엄마가 자랑스러웠습니다.

이제 편안한 곳에서 정말 여왕처럼 받들고 사랑해주셔던 아버지와 다시 만나셔서 두분 영원히 행복하세요!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

당신은 저에게 진정한 최고의 엄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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